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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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물, 육체를 통과하며 읽고 쓰며 창작할 수밖에 없는 이들의 존재를 호출한다. 공통분모가 없음에도, 죽은자와 산자 사이에도, 다른 시대를 삶에도, 국적과 문화권이 언어가 달라도, 때로는 매일 만나는 사람보다 더 강한 결속이 발생한다.
이들은 자신의 해소되지 않는 무언가를 끝없이 마주하며, 광기의 상태로 타자에게 돌진한다. 지극히 홀로인 창작의 시간은 때로 불가해할 만큼 신비로운 결속을 가능하게 한다. 창작한 자와 창작을 사랑하는 자 사이의 연대, 보이지 않지만 끈끈한 유대감. 그것이 그들을 예술 속에서 살게 하는 것일 테다.
정승은은 첫 발표작 ‘소리, 자두, 조각’을 낳게 한 타자의 문장들, 책을 통해 불러낸 감각들을 다시 조각과 사운드, 움직임으로 전환한다. 책을 매개로 발생한 비가시적 관계망을 중심에 놓고 사유의 흐름을 감각의 장으로 전환하길 시도한다.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미지는 '물'이다. 빠져죽을 가능성을 내포한 위험천만한 것이면서도, 모두의 몸에 흐르고 있고, 독립된 생명체로부터 누설되고, 다른 곳으로 흘러들어가 순환한다. '물'의 이미지는 몸과 몸을 타고 흐르며 공명하게 하는 예술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