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i Seungeun Je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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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erning Festival 염려하는 축제

나는 속이 빈 나무 한 그루를 몇 달간 지켜봐오고 있다. 우연히 보게 된, 속이 텅 빈 모습에 이끌린 나는 그 나무가 햇빛에 화상을 입고 썩어가는 중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후 나무가 봄에 새잎을 틔우고, 여름에 무성해지고, 가을에 마른잎을 떨어뜨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필수적인 양분에 의해 썩어가는 나무. 나무를 다시 가서 보았을 때 나무는 화상을 입어 파먹힌 쪽으로 가장 튼튼한 가지를 뻗고 있었다.

어느 날 학교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학교의 나무 몇 그루가 속이 비어서 베어낸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현장에 있어보고 싶어서 담당 부서에 이메일을 보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해당 일시를 공유받고 현장에 함께 있어도 될지요?”


9시에 벌목이 시작된다고 했다. 늦잠을 자서 도착하니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나는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어색하게, 카메라에 렌즈를 장착하고 작업 현장 주위를 맴돌았다. 이 카메라, 렌즈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 찍히는 사람들이 경계심을 가지기 딱 좋다. 나는 걱정이 되어서 제대로 찍지도 못하고 카메라의 시선을 자꾸 떨어뜨렸다.

나 말고도 꽤나 전문적인 카메라를 목에 걸고 계신 분이 보였다. 흰 머리에 여름 양복을 갖춰 입으신 분인데, 이 학교에 식물 병원을 세운 교수님이라고 했다. 이 나무가 속이 빈 게 ‘미안해서’ 우레탄을 채워넣는 외과 수술을 제안하신 분이기도 하다.

나는 그곳에 계신 분들이 서로를 소개하는 말들을 통해 이 나무가 어떻게 돌봐져왔는지 들을 수 있었다. 지금 전기톱을 들고 나무를 베어내고 있는 분은 속이 빈 나무에 직접 우레탄을 채워넣은 분이시기도 하다. 나무 속이 비어있는 게 “나무한테 미안해서” 우레탄과 파이프를 심는 “외과수술”을 제안하신 분, 그걸 “집도하신” 분. 그들은 결국 나무를 잘라내기로 결정하고 직접 해내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들 사이에는 어떤 유대가 있었다. “그때, 이 나무에 파이프를 심을 때”, “나무가 폭풍우에 쓰러질까 봐 작년부터 이야기를 해왔는데”, “나무에 파이프가 심어져 있어서 자르는 작업이 어려운데 이 선생님이 아 자기가 할 수 있다고”. 나무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서로의 이야기에 서로가 나왔고, 자신이 말하지 않던 걸 서로가 대신 말해주었다. 이것들은 그렇게 알게 된 이야기들이다. 나무를 함께 돌봐온 동료들. 자신이 할 수 없는 역할을 서로가 해주었고, 서로의 관찰과 식견, 능력을 말미암아 이 돌봄을 진행해왔다. “아 역시 자네가 최고야.” 교수님은 선생님의 실무능력을, 선생님은 교수님의 혜안과 판단을 존경했다.

나는 문득 그 현장이 ‘축제 같다’고 생각했다. 온통 잘려나간 나무가 널브러져 있는 곳에 축제 같다는 말이 너무 이질적이어서 당황스러웠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했다. 그것은 축제였다. 그곳에 모인 모두가 같은 것을 보고 있었다. 잘려나가는 나무를. 그들이 정성껏 돌보고 치료해온 나무를 마침내 잘라내는 시간 속에 있었다. 그것이 그 나무와 우리 모두에게 좋을 거라는 믿음으로 안타까움을 견디면서.

우리는 나무가 잘 기록되고 기억되길 바랐다. 나는 그곳을 사진으로 기록했고, 그곳의 사람들은 나를 경계심 없이 맞이했고, 나에게 적극적인 친절을 베풀었다. 또 우리는 나무가 일군 생태계가 흔적 없이 사라지기보다 어딘가로 가 누군가에게 유용하길 바랐다. 그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벌집을 꺼낸다. 우리는 나무에서 나온 것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나눠 가졌다. 마치 축제 후 남은 음식이 나눠지는 것처럼. 잘 잘린 단면들은 교수님의 연구실로, 벌집은 환경대학원으로, 또 어떤 것들은 조소과 교수의 작업실로 갔다. 사진들은 나에게로, 나에게로 갔다가 다시 명함의 연락처를 통해 그들에게로 갔다. 그곳에 있던 우리 모두는 이제는 사라진 나무에 대한 것을, 이제는 사라진 그 현장에 대한 것을 나눠 가졌다.

 같은 것을 염려하기 위해 모인 자리는 축제 같다.


나는 문득 이들을, 이 살아있는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살아있는 이들을 기록하고 싶어져서, “선생님도 찍어드릴까요?” 여쭈었다. 부정적인 반응을 우려해  ‘아님 말고’라는 생각으로 던진 질문이었는데, 선생님들은 너무 좋아하셨다. “사진 찍어준데! 어여 이리와! 허허허”하며 서로를 불러 모았고, 그건 내가 예상했던 바가 전혀 아니었다. 심지어 그들은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깜찍한 포즈를 취하기까지 했다. 이 사진들을 위해 내가 부탁한 건 아무것도 없다. 집에 와서 사진을 확인했을 때, 그리고 사진을 고르고 편집하면서 이들의 깜찍함에, 이 현장의 축제 같은 분위기에 내내 즐거웠다.